환하게 웃고 있는 문재인 대통령, 그리고 그 옆엔 '66번째 생일을 축하합니다' 라고 써 있습니다.
이 광고가 게재된 곳, 바로 서울 시내의 한 지하철 역사입니다.
지하철 생일축하 광고는 주로 아이돌 스타의 전유물이었죠.
그런데 오는 24일, 문 대통령의 66번째 생일을 앞두고 대통령 생일을 축하하는 광고가 서울 시내 한복판 지하철역 광고판에 등장한 겁니다.
현직 대통령의 생일 축하 광고가 지하철역에 내걸린 것은 사상 처음인데 문 대통령의 지지자들, 특히 여성 지지자들이 자발적으로 광고비를 냈다고 합니다.
대형 사진 광고를 비롯해, 영상 광고에서는 축하 동영상이 재생될 때 생일 축하음악도 함께 나옵니다.
어제부터 광화문역 등 서울지하철 5, 7, 8호선 총 10개 역에서 이 광고를 볼 수 있는데 이런 광고를 한 달 정도 걸려면 약 3천2백만 원 정도의 비용이 든다고 합니다.
일반 시민들은 이 광고를 정부가 한 것으로 오해하고 이게 무슨 짓이냐, 세금을 이런 데다 쓰는 것이냐, 라며 지하철공사와 서울메트로 측에 빨리 내리라는 민원을 많이 넣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광고 자체가 적절한지에 대해서 찬반 논쟁이 뜨겁습니다.
"아이돌 부럽지 않은 인기다", "동상 세우는 것도 아닌데 뭐 어떠냐"는 반응도 있었지만, "너무 나간 게 아니냐", "지나친 이벤트다", "야당의 공격 거리만 되겠다"라는 지적도 이어졌습니다.
야당도 한마디 했습니다.
자유한국당 김성태 원내대표는 "인기영합 정치가 아닌 국민의 대통령이 돼 달라"고 당부했고, 바른정당 하태경 최고위원은 대통령 생일을 떠들썩하게 축하하는 나라는 선진국이 아니라며, 지지자들은 자제했어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자발적으로 내가 좋아하는 정치인을 열렬히 응원하는 것, 그것 자체는 문제가 없어 보입니다.
하지만 불특정 다수가 보는 공공장소에 대통령의 공을 칭찬하거나 과를 비판하는 공적·정치적 메시지가 아닌, 단순히 대통령 개인의 생일을 축하하는 광고를 올린다는 것.
시청자분들은 어떻게 보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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